Media & Communication

저널리즘 3. 뉴스 생산의 사회학과 게이트키핑: 미디어가 현실을 구성하는 방식

SSSCHS 2025. 4. 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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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수많은 사건과 이슈 중 특정 내용만이 뉴스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취재 대상을 선택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 뉴스를 구성하는가? 이러한 질문은 뉴스가 단순히 '현실의 거울'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성된 현실임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뉴스 생산의 사회학은 뉴스룸의 조직 문화, 직업적 관행, 뉴스 가치 판단 기준 등을 탐구하며, 특히 게이트키핑 과정을 통해 어떻게 특정 정보가 선별되고 걸러지는지 분석한다.

게이트키핑: 정보의 관문 지키기

게이트키핑(Gatekeeping)은 뉴스 조직이 수많은 정보 중 일부만을 선택하여 뉴스로 가공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사회심리학자 쿠르트 레빈(Kurt Lewin)이 1947년 가족의 식품 구매 결정 과정을 연구하며 처음 사용했으나, 커뮤니케이션 연구에 적용한 것은 데이비드 매닝 화이트(David Manning White)다.

화이트는 1950년 한 지방 신문사의 통신원 편집자(wire editor)인 '미스터 게이트'(Mr. Gates)의 일상을 관찰했다. 미스터 게이트는 통신사에서 들어오는 수백 개의 뉴스 중 단 10%만을 선택했는데, 화이트는 이 선택 과정에 편집자의 주관적 판단과 가치관이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미스터 게이트는 "너무 지루하다", "정치적으로 편향됐다", "지면이 부족하다" 등의 이유로 많은 뉴스를 거부했다.

이후 게이트키핑 연구는 개인 수준을 넘어 조직적, 제도적 차원으로 확장됐다. 팸 슈메이커(Pamela Shoemaker)와 팀 보스(Tim Vos)는 2009년 『게이트키핑 이론』에서 뉴스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다층적 요인을 체계화했다:

  1. 개인적 차원: 기자·편집자의 가치관, 배경, 경험, 성별, 인종 등
  2. 미디어 관행: 뉴스 가치, 마감 시간, 취재 관행, 편집 지침 등
  3. 조직적 차원: 뉴스룸 구조, 소유 형태, 경영 방침, 상업적 압력 등
  4. 사회제도적 차원: 정치 체제, 법적 규제, 광고주 영향력, 시장 구조 등
  5. 사회문화적 차원: 이데올로기, 문화적 가치, 역사적 맥락 등

이러한 다층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최종적인 뉴스 내용이 결정된다. 따라서 게이트키핑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현실이 구성되는 핵심 메커니즘이다.

디지털 시대의 게이트키핑 변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등장은 전통적인 게이트키핑 모델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블로그, 유튜브,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누구나 정보 생산자가 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언론의 정보 통제력이 약화됐다. '시민 저널리즘'(citizen journalism)의 부상은 '프로슈머'(prosumer) 또는 '프로듀저'(produser)라는 새로운 이용자 유형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것이 게이트키핑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게이트키핑의 주체와 방식이 변화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이 줄어든 대신, 검색 엔진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새로운 정보 관문 역할을 하게 됐다.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알고리즘,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 등이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정보를 결정한다.

브렌트 보즐(Brent Bozell)은 이를 '기술적 게이트키핑'(technological gatekeeping)이라 불렀다. 전통적인 게이트키핑이 인간 편집자의 직관과 판단에 의존했다면, 기술적 게이트키핑은 알고리즘과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한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형태의 편향과 필터 버블(filter bubble)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디지털 환경에서는 '2차 게이트키핑'(secondary gatekeeping)이 중요해졌다. 이는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이 뉴스를 공유하고 추천함으로써 정보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영향력 있는 소셜 미디어 사용자(인플루언서)의 게시물은 짧은 시간에 대규모 확산될 수 있다.

뉴스 가치: 무엇이 뉴스가 되는가?

게이트키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은 '뉴스 가치'(news values)다. 뉴스 가치란 특정 사건이나 이슈가 뉴스로서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기자와 편집자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요한 갈퉁(Johan Galtung)과 마리 루게(Mari Ruge)는 1965년 논문에서 뉴스 선정 기준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이들이 제시한 뉴스 가치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빈도(Frequency): 사건이 발생하는 시간적 주기가 미디어의 발행 주기와 일치할수록 뉴스 가치가 높다.
  2. 임계점(Threshold): 규모가 크거나 강도가 높은 사건일수록 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3. 명확성(Unambiguity): 해석의 여지가 적고 명확한 사건이 더 선호된다.
  4. 문화적 근접성(Cultural proximity): 수용자의 문화적 배경과 가까운 사건이 더 중요하게 취급된다.
  5. 예측 가능성(Consonance): 기자들이 예상하고 기대하는 사건이 더 쉽게 뉴스가 된다.
  6. 의외성(Unexpectedness): 예상치 못한 사건은 주목을 끈다.
  7. 연속성(Continuity): 이미 뉴스화된 사건은 계속해서 보도될 가능성이 높다.
  8. 구성(Composition): 전체 뉴스의 균형을 위해 특정 주제의 뉴스가 선택될 수 있다.
  9. 엘리트 국가 관련성(Reference to elite nations): 강대국 관련 사건이 더 많이 보도된다.
  10. 엘리트 인물 관련성(Reference to elite persons): 유명인이나 권력자 관련 사건이 중요시된다.
  11. 인간적 관심(Reference to persons): 개인적 경험과 감정에 호소하는 스토리가 선호된다.
  12. 부정성(Negativity): 부정적인 사건(갈등, 재난, 범죄 등)이 더 많이 보도된다.

스튜어트 앨런(Stuart Allan)은 이러한 뉴스 가치가 단순한 직업적 관행이 아니라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엘리트 인물 관련성'은 사회의 계층적 구조를 강화하며, '부정성' 중심의 보도는 사회 불안과 공포를 조장할 수 있다.

토니 해커(Tony Harcup)와 디어드리 오닐(Deirdre O'Neill)은 2001년 갈퉁과 루게의 틀을 현대적으로 수정하여 다음과 같은 뉴스 가치를 제시했다:

  1. 파워 엘리트(Power elite): 영향력 있는 개인, 조직, 기관에 관한 이야기
  2. 유명인(Celebrity): 이미 유명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3.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성, 쇼비즈, 인간적 관심, 동물, 드라마 등
  4. 서프라이즈(Surprise): 의외성이나 대조를 포함한 이야기
  5. 부정적 뉴스(Bad news): 갈등이나 비극을 담은 부정적 내용
  6. 긍정적 뉴스(Good news): 구조나 치료 같은 긍정적 내용
  7. 영향력(Magnitude): 많은 사람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건
  8. 관련성(Relevance): 문화적으로 친숙한 집단이나 국가에 관한 이슈
  9. 후속 보도(Follow-up): 이미 뉴스가 된 주제의 연속
  10. 미디어 의제(Newspaper agenda): 뉴스 조직 자체의 의제에 부합하는 이야기

이들은 2016년 연구에서 '공유 가능성'(shareability)이라는 새로운 뉴스 가치를 추가했다. 소셜 미디어 시대에 '공유될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가 중요한 뉴스 가치로 부상한 것이다.

뉴스룸 민족지학: 뉴스 생산의 블랙박스를 열다

뉴스 생산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연구 방법은 '뉴스룸 민족지학'(newsroom ethnography)이다. 이는 인류학적 참여 관찰 방법을 활용해 기자들의 일상적 업무 과정을 심층적으로 관찰하는 접근법이다.

게이 터크만(Gaye Tuchman)의 『Making News』(1978)는 이 분야의 대표적 연구다. 터크만은 뉴스룸에서 수년간 참여 관찰을 통해 기자들이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뉴스를 '일상화'(routinizing)하는 방식을 분석했다. 그녀에 따르면, 뉴스는 '현실의 창'(window on the world)이지만, 그 창은 특정한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터크만은 뉴스 조직이 불확실한 사건을 예측 가능한 형태로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1. 뉴스 유형화(Typification): 사건을 '경성 뉴스', '연성 뉴스', '속보', '진행 중인 뉴스' 등으로 분류
  2. 뉴스망 구축(News net): 주요 기관(경찰서, 법원, 정부 기관 등)에 기자를 배치
  3. 시공간 조직화(Spatial-temporal organization): 지리적 영역과 시간대에 따른 취재 자원 배분
  4. 상호 조직적 관계(Interorganizational relations): 타 언론사, 통신사, 소스와의 협력 관계 구축

허버트 갠스(Herbert Gans)의 『Deciding What's News』(1979)는 CBS, NBC, 뉴스위크, 타임지 등 미국의 주요 뉴스 매체를 10년 이상 관찰한 결과물이다. 갠스는 뉴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소스 압력(Source considerations): 신뢰할 수 있고 접근 가능한 소스 선호
  2. 수용자 반응(Audience considerations): 수용자의 관심과 이해도 고려
  3. 실용적 제약(Pragmatic limits): 시간, 공간, 예산 등의 현실적 제약
  4. 내부 압력(Internal pressures): 조직 구조, 경영진의 기대, 동료 압력 등
  5. 이데올로기적 가치(Values in the news): 민주주의, 자본주의, 개인주의 등의 사회적 가치

이러한 연구들은 뉴스가 객관적 현실의 단순한 반영이 아니라, 복잡한 사회적·조직적 과정을 통해 구성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자 요인: 전문직 이데올로기와 관행

뉴스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기자들의 직업적 이데올로기와 관행이다. 마이클 슈드슨(Michael Schudson)은 객관성, 공정성, 균형성과 같은 직업적 가치가 미국 저널리즘에서 어떻게 발전했는지 역사적으로 추적했다.

슈드슨에 따르면, '객관성'이라는 직업적 규범은 19세기 말~20세기 초에 등장했으며, 이는 단순한 윤리적 이상이 아니라 언론인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정당화하는 '전략적 의례'(strategic ritual)였다. 특히 정파적 언론에서 상업적 언론으로의 전환, 통신사의 발달, PR 산업의 성장 등이 객관성 규범 발전에 영향을 미쳤다.

제레미 턴스톨(Jeremy Tunstall)과 데이비드 위버(David Weaver) 등의 연구자들은 다양한 국가의 기자들이 가진 직업적 가치와 역할 인식을 비교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저널리즘 관행이 보편적이지 않으며, 각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미국의 기자들은 '중립적 전달자'(neutral disseminator) 역할을 중시하는 반면, 많은 유럽 국가의 기자들은 '비판적 해석자'(critical interpreter) 역할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발전 저널리즘'(development journalism)의 전통에 따라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이 중시되기도 한다.

마크 데우즈(Mark Deuze)는 저널리즘의 직업적 이데올로기를 다섯 가지 핵심 가치로 정리했다:

  1. 공적 서비스(Public service): 공익을 위한 '감시견' 역할
  2. 객관성(Objectivity): 중립성, 공정성, 신뢰성 추구
  3. 자율성(Autonomy): 외부 압력으로부터의 독립
  4. 즉시성(Immediacy): 속보성과 시의성 강조
  5. 윤리의식(Ethics): 전문직 윤리 준수와 정당성

이러한 직업적 가치는 기자들의 일상적 결정과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객관성' 규범은 '양측의 입장 모두 전달하기', '사실과 의견 분리하기', '인용문 활용하기' 등의 구체적 관행으로 나타난다.

조직 요인: 뉴스룸 구조와 경제적 압력

뉴스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세 번째 차원은 조직 구조와 경제적 요인이다. 워렌 브리드(Warren Breed)는 1955년 논문 "Social Control in the Newsroom"에서 신입 기자들이 공식적인 교육보다 '삼투압'(osmosis)을 통해 뉴스룸의 정책과 관행을 학습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은 명시적 지시 없이도 조직의 기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생산하게 된다.

뉴스 조직의 소유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 또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맥매너스(John McManus)의 '시장 기반 저널리즘'(market-driven journalism) 개념은 상업적 압력이 뉴스 가치와 내용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미디어는 광고주와 투자자의 이해관계, 타깃 시장의 취향, 비용 효율성 등을 고려하게 된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클릭'과 '페이지뷰'가 중요한 성과 지표로 부상하면서, '클릭 낚시'(clickbait)와 같은 새로운 관행이 등장했다. 또한 인력 감축, 마감 시간 단축, 멀티태스킹 요구 등은 '고속 저널리즘'(fast journalism)을 초래하고 있다.

파블로 보자코브스키(Pablo Boczkowski)와 유제니아 미첼스타인(Eugenia Mitchelstein)은 디지털 뉴스룸에서 기자들이 웹 트래픽 데이터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는 '트래픽 사고'(traffic thinking) 현상을 분석했다. 이는 뉴스 가치 판단에 있어 저널리즘적 기준보다 대중의 즉각적 반응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이트키핑과 권력: 누구의 목소리가 들리는가?

게이트키핑 과정은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권력 관계를 반영하고 재생산하는 정치적 과정이다. 스튜어트 홀(Stuart Hall)을 비롯한 문화연구 학자들은 뉴스 미디어가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고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 생산 과정에서 소스(정보원)에 대한 접근과 선택은 특히 중요한 권력 문제다. 허버트 갠스는 뉴스 소스가 불균등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권력과 자원을 가진 집단(정부 관료, 기업 임원, 전문가 등)이 '믿을 만한 소스'로 우선시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배제되는 결과를 낳는다.

비슷한 맥락에서, 필립 슐레징거(Philip Schlesinger)는 '접근의 계층화'(hierarchy of access)를 통해 특정 소스가 '1차 정의자'(primary definers)로서 이슈의 프레임을 설정하는 반면, 다른 목소리들은 이에 대한 반응에 머무르게 된다고 분석했다.

뉴스룸의 다양성 부족 역시 중요한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저널리즘 분야에서 여성, 소수 인종, 노동계급 출신이 과소대표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뉴스 의제 설정과 프레임 구성에 영향을 미치며, 특정 관점과 경험이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뉴스 생산 변화

디지털 기술과 네트워크 환경은 뉴스 생산의 사회학에 새로운 문제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1. 뉴스룸 컨버전스(Newsroom convergence): 여러 플랫폼을 위한 통합적 콘텐츠 생산
  2. 실시간 저널리즘(Real-time journalism): 24시간 뉴스 사이클과 속보 경쟁 심화
  3. 참여 저널리즘(Participatory journalism): 시민 참여와 사용자 생성 콘텐츠의 증가
  4.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데이터 수집, 분석, 시각화를 통한 뉴스 생산
  5. 알고리즘 저널리즘(Algorithmic journalism): AI와 자동화 도구를 활용한 뉴스 생산
  6. 분산형 뉴스룸(Distributed newsroom): 원격 근무와 협업 도구를 통한 뉴스 생산
  7. 소셜 미디어 통합(Social media integration): 소셜 플랫폼을 통한 뉴스 유통과 소통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게이트키핑 모델에 도전하는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게이트키핑과 필터링을 만들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알고리즘은 기자의 일부 역할을 대체하면서도, 새로운 편향과 불투명성의 문제를 야기한다.

경계 저널리즘(boundary journalism)은 전통적인 뉴스룸과 새로운 디지털 환경 사이의 경계를 탐색하는 틀로서, 누가 저널리스트인지, 무엇이 진짜 뉴스인지, 직업적 규범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의 질문을 다룬다.

게이트키핑 이론의 현대적 적용과 확장

팸 슈메이커는 2000년대 이후 게이트키핑 이론을 정보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했다. 그녀의 '네트워크 게이트키핑'(network gatekeeping) 개념은 다양한 행위자들이 복잡한 네트워크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정보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설명한다.

네트워크 게이트키핑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1. 다중 게이트키퍼(Multiple gatekeepers): 전통 미디어, 플랫폼, 일반 사용자 등 다양한 게이트키퍼 존재
  2. 양방향성(Bi-directionality): 정보 생산자와 소비자 간 경계 모호
  3. 지속적 과정(Continuous process): 게이트키핑이 한 시점에 끝나지 않고 지속됨
  4. 다차원적 영향(Multi-level influences): 미시적, 중간, 거시적 차원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
  5. 맥락 의존성(Context dependency): 문화적, 사회적, 기술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작용

이러한 확장된 게이트키핑 이론은 전통적인 저널리즘을 넘어 소셜 미디어, 검색 엔진, 큐레이션 플랫폼, 메신저 등 다양한 정보 채널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결론: 뉴스 생산 연구의 의의

뉴스 생산의 사회학과 게이트키핑 이론은 뉴스가 어떻게 사회적으로 구성되는지, 그 과정에 어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요인이 작용하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이해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 요소로, 뉴스 수용자가 매개된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뉴스 생산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미디어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재고하는 데 기여한다. 저널리즘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사회적 현실을 구성하고 해석하는 강력한 담론의 장이다. 게이트키핑 이론과 뉴스룸 연구는 언론의 선택과 배제가 단순한 중립적 행위가 아니라, 특정한 가치와 권력 관계를 반영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뉴스 수용자, 미디어 교육자, 정책 입안자, 언론 종사자 모두가 뉴스 생산의 이면을 이해하고 감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그 흐름을 통제하는 주체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언론의 책무성과 투명성, 그리고 새로운 정보 필터링 구조의 민주적 통제는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결국, 저널리즘에 대한 비판적 이해는 단지 언론을 감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공론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시민적 역량의 핵심이 된다. 게이트키핑 이론은 그러한 역량을 뒷받침하는 이론적 기반으로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확장 가능한 분석 도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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