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이해하는 핵심 요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되는 노동시장의 분절화는 단순한 고용형태의 차이를 넘어 소득, 복지, 사회적 지위 등 여러 차원의 불평등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이중구조는 한국 산업화의 독특한 경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1980~9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전개된 노동운동의 성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회차에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이론적 기원과 한국적 특수성, 그리고 이에 대응한 노동운동의 전개 과정을 이론적으로 분석한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론의 이론적 기원
노동시장 이중구조론은 1970년대 미국에서 도링거와 피오레(Doeringer & Piore)에 의해 체계화되었다. 이들은 노동시장이 안정적이고 높은 임금을 보장하는 '1차 노동시장'과 불안정하고 낮은 임금의 '2차 노동시장'으로 분절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중구조론은 신고전파 경제학이 상정하는 완전경쟁시장 모델과 달리, 노동시장이 구조적으로 분절되어 있으며 노동자들의 시장 간 이동이 제한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내부노동시장과 외부노동시장
도링거와 피오레는 노동시장을 내부노동시장(internal labor market)과 외부노동시장(external labor market)으로 구분했다. 내부노동시장은 기업 내부의 승진 사다리와 직무 연속성이 보장되는 영역으로, 고용 안정성과 높은 임금이 특징이다. 반면 외부노동시장은 특별한 기술이나 자격이 요구되지 않는 일자리들로 구성되며, 고용 불안정과 낮은 임금 수준을 보인다.
이러한 이중구조는 단순히 노동자의 인적자본(교육, 기술, 경험)의 차이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업의 전략적 선택, 노동조합의 영향력, 제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형성된다. 특히 대기업들은 핵심 노동력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내부노동시장을 발달시키는 반면, 비핵심 업무는 외부화함으로써 노동비용을 절감하려는 전략을 취한다.
구조주의적 접근과 분절노동시장론
노동시장 이중구조론은 점차 분절노동시장론(segmented labor market theory)으로 발전했다. 이는 노동시장이 단순히 두 개의 부문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하위 시장들로 분절되어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이 관점에서는 성별, 인종, 연령 등에 따른 노동시장 분절과 차별적 대우에 주목한다.
마이클 피오레(Michael Piore)와 찰스 세이블(Charles Sabel)은 후기 산업사회의 노동시장 변화를 '유연전문화'(flexible specialization) 개념으로 설명했다. 대량생산 체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의 전환은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한편으로는 고숙련 전문가 집단을 형성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정한 저숙련 노동자 집단을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한국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형성과 특성
한국의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서구 선진국의 그것과 유사한 면도 있지만, 압축적 산업화와 발전국가 모델이라는 한국적 맥락에서 독특한 특성을 보인다.
발전국가 모델과 노동시장 형성
1960~70년대 한국의 산업화 과정은 강력한 국가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발전국가(developmental state) 모델 아래, 정부는 선별적인 산업정책을 통해 특정 기업(재벌)을 집중 육성했다. 이 과정에서 재벌 대기업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었고, 이는 내부노동시장의 형성으로 이어졌다. 반면,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 관계에 종속되며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특징으로 하는 외부노동시장을 구성했다.
김동춘의 연구는 이러한 발전국가-재벌 연합 모델이 노동시장의 구조적 분절화를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국가는 대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면서도, 노동권을 억압함으로써 저임금 체제를 유지했다. 이는 한국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독특한 특성 중 하나로, 대기업 정규직조차 1980년대 후반까지는 강력한 노동통제 아래 놓여 있었다.
재벌 중심 경제구조와 원하청 관계
한국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또 다른 특성은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와 원-하청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대기업은 핵심 업무에 필요한 노동력만 직접 고용하고, 나머지는 하청기업에 외주화함으로써 노동비용을 절감했다. 이러한 원-하청 관계는 단순한 업무 분담이 아닌, 권력 관계와 착취 구조를 내포한다. 대기업(원청)은 하청기업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단가 인하 압력을 행사하고, 이는 결국 하청기업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이어진다.
조돈문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원-하청 구조는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를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이는 단순히 생산성 차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가 만들어낸 시장 지배력과 불공정 거래관행이 임금 격차의 구조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노동시장 유연화와 비정규직 확대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전환점이 되었다. IMF의 구조조정 요구에 따른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은 대규모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졌다. 1998년 '근로자파견법' 제정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 고용이 급증했고, 이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심화시켰다.
이중노동시장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외환위기 이후의 변화는 기존의 기업규모별 분절(대기업 vs. 중소기업)에 고용형태별 분절(정규직 vs. 비정규직)이 중첩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대기업 정규직, 대기업 비정규직, 중소기업 정규직, 중소기업 비정규직으로 노동시장이 다층적으로 분절된 것이다.
기업별 노조 체제와 내부자-외부자 분리
한국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또 다른 특성은 기업별 노조 체제와 관련이 있다. 서구와 달리 한국의 노동조합은 주로 기업 단위로 조직되어 있으며, 이는 산업이나 업종 단위의 단체교섭을 어렵게 만든다.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조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데 한계를 보인다.
이는 노동시장 내부자(insiders)와 외부자(outsiders)의 분리를 강화한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강력한 노조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지만, 이러한 보호는 외부자들에게 확대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중적 이해대변 구조'는 한국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제도적 기반으로 작용한다.
노동운동 이론과 한국적 적용
노동운동은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운동이다. 노동운동 이론은 이러한 집단행동의 발생 조건, 전개 과정, 결과 등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이다.
계급투쟁 이론과 한국 노동운동
마르크스주의 전통에서 노동운동은 계급투쟁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노동계급은 자본가계급에 의한 착취에 대항하여 단결하며, 이러한 투쟁은 궁극적으로 사회변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1980년대 한국의 급진적 노동운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한국 노동운동의 발전 경로는 전형적인 마르크스주의 계급투쟁 모델과는 차이를 보인다. 김동춘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운동은 노동자계급의 형성과 동시에 진행되었으며, 민주화 운동과 긴밀하게 결합되었다. 즉, 경제적 요구와 정치적 요구가 분리되지 않고 함께 표출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압축적 산업화와 권위주의 체제라는 특수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원동원 이론과 정치적 기회구조
자원동원 이론(resource mobilization theory)은 사회운동의 성공이 참여자들의 불만 수준보다는 조직적 자원과 동원 능력에 달려있다고 본다. 이 관점에서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성공은 민주화라는 정치적 기회구조의 변화와 함께, 노동운동 조직의 전략적 역량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정치적 기회구조(political opportunity structure) 이론은 사회운동의 발생과 성패가 정치체제의 개방성, 엘리트 동맹의 안정성, 억압의 수준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인한 정치적 자유화는 노동운동에게 유리한 기회구조를 제공했고, 이는 7-9월 노동자 대투쟁의 폭발적 확산으로 이어졌다.
신사회운동론과 노동운동의 변화
1990년대 이후 등장한 신사회운동론(new social movements theory)은 계급 중심의 전통적 사회운동과 달리, 정체성, 생활양식, 가치 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운동에 주목한다. 이 관점은 노동운동의 성격 변화를 이해하는 데도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한국의 노동운동도 1990년대 이후 변화를 겪었다. 초기의 임금인상과 노동기본권 보장 같은 물질적·제도적 요구에서 나아가, 비정규직 차별 철폐, 젠더 평등, 환경 문제 등으로 의제가 확대되었다. 이는 노동운동이 단순한 경제적 이익집단을 넘어, 사회정의와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운동의 성격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1980-90년대 노동운동의 이론적 분석
1980-90년대 한국 노동운동은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역동적인 발전을 보였다. 이 시기 노동운동의 전개 과정과 성과, 한계를 이론적으로 분석해보자.
노동자 대투쟁과 전투적 조합주의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은 한국 노동운동의 분수령이 되었다. 3개월간 약 3,500여 개 사업장에서 파업이 발생했으며, 이는 노동조합 조직률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 시기 한국 노동운동의 특징은 '전투적 조합주의'(militant unionism)로 요약될 수 있다. 즉, 강력한 직접행동과 대중동원을 통해 사용자와 국가에 대항하는 전략이다.
조돈문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전투적 조합주의는 한국의 독특한 정치경제적 맥락에서 형성되었다. 권위주의 국가의 노동억압, 재벌 중심의 독과점적 경제구조,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노동자 집단의 동질성 등이 전투적 성향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별 노조 체제로 인해 작업장 수준의 투쟁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민주노조운동과 사회개혁적 노동운동론
1990년대 들어 한국 노동운동은 '민주노조운동'이라는 이름으로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했다. 1995년 민주노총 설립은 이러한 흐름의 정점이었다. 민주노조운동은 단순한 경제적 실리주의를 넘어, 사회개혁과 민주주의 심화를 지향했다.
'사회개혁적 노동운동론'은 이러한 지향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이 이론은 노동운동이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이라는 직접적 이해관계를 넘어,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사회보장제도 확충, 경제민주화 등 구조적 개혁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노동운동을 계급운동이자 사회운동으로 위치시키는 관점이다.
노동운동의 제도화와 딜레마
199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한국 노동운동은 제도화의 단계로 진입했다. 1998년 노사정위원회 설립과 함께 노동조합은 정책 결정 과정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는 노동운동이 체제 내에서 제도적 영향력을 확보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화는 노동운동에게 딜레마를 안겨주었다. 한편으로는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체제 내 행위자로 포섭되어 급진적 변화를 추구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는 '제도화의 딜레마' 또는 '통합의 역설'로 불리는 현상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노동운동의 대응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노동운동에게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 내부자(정규직)와 외부자(비정규직) 간의 이해관계 차이는 노동자 계급의 단결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운동의 등장과 의의
2000년대 들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독자적인 운동이 활발해졌다. 이는 기존 노동운동이 정규직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비정규직의 이해를 충분히 대변하지 못했다는 한계에 대한 대응이었다. 특히 2007년 비정규직법 시행을 전후로 사내하청, 파견,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이 확산되었다.
비정규직 운동은 단순히 고용 형태의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의 다층적 차별 구조에 도전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비정규직 문제는 계급, 젠더, 연령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하며, 따라서 비정규직 운동은 다양한 사회운동과의 연대 가능성을 내포한다.
연대와 통합의 시도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운동은 다양한 연대와 통합의 전략을 모색해왔다. 산별노조로의 전환은 이러한 시도 중 하나로, 기업 단위를 넘어 산업 전체 노동자들의 단결을 추구한다. 이는 기업별 노조 체제가 갖는 분절적 효과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한 '사회적 노동운동' 또는 '사회운동적 노동조합주의'(social movement unionism)는 노동조합이 협소한 조합원의 이익을 넘어, 비정규직, 실업자, 청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를 추구하는 전략이다. 이는 노동운동의 사회적 영향력과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
노동시장 구조와 노동운동의 미래 전망
4차 산업혁명, 플랫폼 경제의 확산, 인구구조 변화 등 거시적 변화는 노동시장 구조와 노동운동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술변화와 노동시장 재구조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자동화, 인공지능의 확산은 노동시장의 근본적인 재구조화를 초래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확산은 전통적인 고용관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형태의 불안정 노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론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한다. 내부노동시장과 외부노동시장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 다양한 고용 형태와 노동 방식이 공존하는 복잡한 노동시장 구조를 이론화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 자본주의'(platform capitalism) 또는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 같은 새로운 개념적 틀이 이러한 변화를 포착하려는 시도다.
노동운동의 혁신과 재구성
변화하는 노동시장 환경에서 노동운동도 혁신과 재구성이 요구된다. 전통적인 노동조합 모델이 포괄하지 못하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알트-레이버'(alt-labor) 운동, 협동조합, 공동체 기반 노동운동 등이 그 예다.
특히 플랫폼 노동자들의 조직화는 노동운동의 새로운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배달라이더, 대리운전, 가사노동자 등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노동자들의 집단적 조직화와 권리 보장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새로운 노동정치의 가능성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심화와 노동형태의 다변화는 새로운 노동정치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전통적인 계급정치가 약화되는 가운데, 프레카리아트(precariat) 같은 새로운 계급 범주가 등장하고 있다. 가이 스탠딩(Guy Standing)에 따르면, 프레카리아트는 불안정 노동에 종사하는 다양한 집단을 포괄하는 새로운 계급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기본소득, 노동시간 단축, 디지털 권리 등 새로운 의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노동운동의 의제를 넘어서는 것이며, 노동정치의 새로운 지평을 열 가능성을 내포한다.
결론: 이론적 종합과 연구 과제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노동운동의 관계는 한국사회 불평등 구조를 이해하는 핵심 요소다. 이 둘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종합하고, 향후 연구 과제를 제시해보자.
이론적 종합: 구조와 행위의 변증법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노동운동의 관계는 구조와 행위의 변증법적 관계로 이해할 수 있다. 한편으로 노동시장의 구조적 분절은 노동운동의 조건과 전략에 영향을 미친다. 다른 한편으로 노동운동은 집단적 행동을 통해 이러한 구조적 제약을 변화시키려 한다.
이러한 변증법적 관계는 시간에 따라 변화해왔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은 권위주의적 노사관계 구조를 변화시켰고, 2000년대 비정규직 투쟁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도전했다. 그러나 동시에 노동운동은 노동시장 구조의 제약 속에서 행위 전략을 조정해야 했다.
이론적 과제: 한국적 맥락의 이론화
노동시장 이중구조론과 노동운동 이론은 주로 서구의 맥락에서 발전해왔다. 이를 한국적 맥락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검토와 재구성이 필요하다. 특히 발전국가 모델, 재벌 중심 경제구조, 압축적 산업화 등 한국의 독특한 정치경제적 맥락을 고려한 이론적 틀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서구 이론의 단순한 적용이 아닌, 한국 사회의 구체적 현실에서 출발하는 '맥락화된 이론'(contextualized theory)의 구축이 요구된다. 이는 한국 노동시장과 노동운동의 특수성을 포착하면서도, 보편적 이론과 대화할 수 있는 중범위 이론(middle-range theory)의 발전을 의미한다.
실천적 과제: 이론과 현실의 결합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노동운동에 관한 이론적 연구는 궁극적으로 현실의 변화에 기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술적 연구와 현장의 실천을 연결하는 '참여적 연구'(participatory research)가 필요하다. 연구자와 현장 활동가의 협력을 통해, 이론적 통찰과 실천적 지혜를 결합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이러한 참여적 연구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와 노동운동 혁신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학술적 관심사가 아닌, 한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통합을 위한 시급한 과제이기도 하다.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노동운동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 분석은 궁극적으로 '노동의 민주주의'라는 규범적 지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노동의 민주주의는 작업장 수준에서의 노동자 참여, 산업 수준에서의 공정한 분배, 사회 수준에서의 통합적 시민권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모든 노동자의 권리와 존엄을 보장하는 사회를 향한 이론적·실천적 노력의 궁극적 목표라 할 수 있다.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단순한 경제적 현상이 아닌, 한국 사회의 역사적 발전 경로와 권력 관계가 응축된 사회적 구성물이다. 마찬가지로 노동운동은 단순한 이익집단을 넘어, 사회변화의 동력이자 민주주의의 중요한 축이다. 이 둘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은 한국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변화 가능성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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