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ology

계층과 불평등 8. 노동시장 분단이론 - 노동시장 구조와 불평등의 지속

SSSCHS 2025. 4.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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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분단이론의 등장 배경

자본주의 노동시장은 종종 단일하고 경쟁적인 시장으로 간주된다. 신고전파 경제학에서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인적 자본(교육, 기술, 경험)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받으며,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임금과 고용 조건이 결정된다고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임금 격차는 개인의 생산성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1960-70년대에 이르러 이러한 설명으로는 현실의 노동시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유사한 자격을 가진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임금과 근로조건의 격차가 지속되는 현상, 특정 집단(여성, 소수 민족 등)의 체계적인 불이익, 그리고 경기 침체 시기에도 일부 부문의 임금이 하락하지 않는 '임금 경직성' 등은 단일 시장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노동시장 분단이론(Labor Market Segmentation Theory)**은 노동시장이 서로 다른 규칙과 특성을 가진 여러 부문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 부문들 사이의 이동이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이 이론은 노동시장 내 불평등의 구조적 측면을 강조하고, 개인의 능력이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제도적 장벽이 존재함을 지적한다.

이중노동시장론: 도링거와 피오레의 연구

노동시장 분단이론의 대표적인 형태 중 하나는 피터 도링거(Peter Doeringer)와 마이클 피오레(Michael Piore)가 1971년 저서 『내부노동시장과 인력분석(Internal Labor Markets and Manpower Analysis)』에서 발전시킨 **이중노동시장론(Dual Labor Market Theory)**이다.

1차 노동시장과 2차 노동시장

도링거와 피오레는 노동시장이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뉜다고 보았다:

  1. 1차 노동시장(Primary Labor Market)
    • 특징: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고용 안정성, 승진 기회, 양호한 근로조건
    • 대표적 직업: 대기업의 정규직, 공공부문 일자리, 전문직 등
    • 노동조합의 존재나 법적 보호가 강한 경향이 있음
    • 내부노동시장의 규칙이 지배적으로 작용
  2. 2차 노동시장(Secondary Labor Market)
    • 특징: 낮은 임금, 고용 불안정, 제한된 승진 기회, 열악한 근로조건
    • 대표적 직업: 임시직, 계약직, 시간제 일자리, 영세기업 일자리 등
    • 노동조합 조직률이 낮고 법적 보호가 미약한 경향
    • 외부 시장의 경쟁 논리가 지배적으로 작용

이들의 핵심 주장은 이 두 부문 사이의 장벽이 상당히 견고하여 2차 노동시장에서 1차 노동시장으로의 이동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즉, 많은 노동자들이 처음 진입한 노동시장 부문에 '갇히는' 경향이 있다.

내부노동시장과 외부노동시장

도링거와 피오레의 또 다른 중요한 개념적 구분은 **내부노동시장(Internal Labor Market)**과 외부노동시장(External Labor Market) 사이의 차이다:

  1. 내부노동시장
    • 기업 내부의 규칙과 관행에 의해 작동되는 고용 시스템
    • 입직구(port of entry)를 통한 제한적 채용
    • 기업 내 훈련과 승진 사다리를 통한 기술 습득 및 경력 발전
    • 연공서열, 내부 규범, 관행 등에 의한 임금 결정
    • 기업 특수적 기술(firm-specific skills)의 중요성
  2. 외부노동시장
    •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작동되는 고용 시스템
    • 경쟁적 채용과 해고
    • 일반적 기술(general skills)에 의존
    • 시장 가격에 따른 임금 결정

내부노동시장은 주로 1차 노동시장과 연관되며, 외부노동시장은 2차 노동시장과 연관되는 경향이 있다. 내부노동시장의 발달은 기업이 훈련된 노동력을 유지하고 노동자의 충성심을 확보하며, 거래비용을 줄이려는 경제적 동기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외부 노동자들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노동시장 분단의 원인

도링거와 피오레는 노동시장 분단의 원인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를 제시했다:

  1. 기술적 요인: 생산 기술의 특성이 특정 일자리에서 안정적인 고용과 기술 훈련을 요구
  2. 경제적 요인: 기업이 핵심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한 효율성 추구
  3. 제도적 요인: 노동조합, 법적 규제, 관행 등이 특정 부문의 노동자를 보호
  4. 사회적 요인: 인종, 성별, 출신 배경 등에 따른 차별과 사회화 과정

이들은 특히 기업의 효율성 추구와 관련된 경제적 논리를 강조했다. 기업은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노동자들의 이직을 방지하고 기업 특수적 기술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내부노동시장을 발전시킨다. 이는 기업에게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전략이지만, 결과적으로 노동시장의 분단으로 이어진다.

노동시장 분단이론의 발전: 라이히, 고든, 에드워즈

도링거와 피오레의 이론은 이후 마이클 라이히(Michael Reich), 데이비드 고든(David Gordon), 리처드 에드워즈(Richard Edwards) 등에 의해 더욱 발전되었다. 이들은 맑스주의적 관점을 통합하여 노동시장 분단을 자본의 통제 전략과 연결시켰다.

노동시장 분단의 역사적 발전

라이히, 고든, 에드워즈는 1982년 『분단된 노동, 분단된 노동자들(Segmented Work, Divided Workers)』에서 노동시장 분단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했는지 분석했다. 이들은 분단이 자본주의의 초기 단계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발생한 노동자 저항과 이에 대응한 자본가들의 통제 전략으로 형성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자본가들은 노동자 계급의 단결을 약화시키고 생산 과정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동력을 분할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1. 기술적 통제: 기계화와 생산 라인의 도입으로 노동 과정의 통제권 장악
  2. 관료적 통제: 직무 계층화, 승진 체계, 내부 규칙 등을 통한 통제
  3. 노동자 분할: 인종, 민족, 성별, 기술 수준 등에 따른 노동력 분할

이러한 통제 전략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분단으로 이어졌으며, 노동자들 사이의 연대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노동시장 분단과 계급 분열

라이히, 고든, 에드워즈는 노동시장 분단이 단순한 경제적 현상을 넘어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함의를 갖는다고 보았다. 분단된 노동시장은 노동자 계급 내부의 분열을 초래하고, 이는 노동 계급의 집단적 행동 능력을 약화시킨다.

특히 이들은 인종과 성별에 따른 노동시장 분단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여성들은 역사적으로 2차 노동시장에 집중되어 왔으며, 이는 단순한 차별을 넘어 자본주의 체제의 유지를 위한 구조적 메커니즘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노동시장 불평등을 개인의 인적 자본 차이가 아닌 권력 관계와 사회적 갈등의 맥락에서 이해해야 함을 강조한다.

노동시장 분단의 현대적 양상: 비정규직 확대와 플랫폼 노동

1970-80년대에 발전된 노동시장 분단이론은 21세기 노동시장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도 여전히 유용한 통찰을 제공한다. 특히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 기술 변화, 세계화 등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새로운 분단 현상을 분석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비정규직의 확대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1990년대 이후 많은 국가에서 관찰되는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비정규직의 확대다. 이는 도링거와 피오레가 말한 2차 노동시장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비정규직 확대의 특징과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특징
    • 고용 안정성 감소
    •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및 복리후생 격차
    • 직업 훈련 및 경력 개발 기회의 감소
    • 노동법적 보호의 사각지대 발생
  2. 원인
    • 글로벌 경쟁 심화로 인한 기업의 비용 절감 압박
    • 수요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고용 유연성 추구
    • 노동 규제 완화 및 노동조합 약화
    • 아웃소싱과 공급망 재구성

특히 주목할 점은 과거의 노동시장 분단이 주로 기업 규모나 산업 부문 간 경계를 따라 발생했다면, 현대의 분단은 동일한 기업 내에서도 고용 형태에 따라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이 핵심 업무와 주변적 업무를 구분하여 후자를 비정규직화하는 '핵심-주변부 전략'을 채택한 결과다.

플랫폼 노동과 새로운 분단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등장한 **플랫폼 노동(platform labor)**은 노동시장 분단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준다. 우버, 배달의민족, 태스크래빗 등의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긱 워커(gig worker)'들은 전통적인 고용 관계 밖에 위치하며, 독특한 노동시장 부문을 형성한다.

플랫폼 노동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고용 관계의 모호성: 노동자가 아닌 '독립 계약자'로 분류됨
  2. 일감의 파편화: 전통적인 일자리 대신 개별 '태스크' 단위로 노동 제공
  3. 알고리즘 통제: 직접적인 인간 감독 대신 알고리즘을 통한 작업 할당 및 평가
  4. 사회적 보호의 부재: 사회보험, 유급휴가 등 전통적인 노동권 미적용

플랫폼 노동은 한편으로는 일자리 접근성 향상과 유연한 근무 형태라는.장점을 제공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형태의 불안정 노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 분단이론의 관점에서 '초(超)2차 노동시장'으로 개념화될 수 있다.

특히 플랫폼 노동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작업 과정에 대한 통제가 관리자나 규칙이 아닌 알고리즘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라이히, 고든, 에드워즈가 분석한 '기술적 통제'와 '관료적 통제'의 새로운 형태로 볼 수 있다.

노동시장 분단과 젠더·인종 불평등

노동시장 분단이론은 젠더와 인종에 따른 노동시장 불평등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여성과 소수 인종·민족 집단은 종종 2차 노동시장이나 내부노동시장의 하위 직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젠더화된 노동시장 분단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하게 젠더화되어 있다. 이는 두 가지 차원에서 나타난다:

  1. 수평적 분리(horizontal segregation): 여성과 남성이 서로 다른 직종에 집중되는 현상
    • 여성은 교육, 간호, 사회복지, 서비스 직종 등에 집중
    • 남성은 제조업, 건설업, 기술 직종 등에 집중
    • '여성 직종'은 종종 낮은 임금과 사회적 평가를 받음
  2. 수직적 분리(vertical segregation): 조직 내 계층 구조에서 여성과 남성의 위치 차이
    • 여성은 하위 직위에 집중되는 경향
    • 고위 관리직 및 의사결정 위치에서 여성의 과소 대표성
    • '유리 천장'과 '끈끈한 바닥'으로 개념화

이러한 분리는 단순한 개인 선호의 차이나 인적 자본의 차이로 환원될 수 없으며, 조직과 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성, 젠더화된 사회화 과정, 차별적 관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경력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돌봄 노동의 불균형적 배분은 여성이 내부노동시장에 안정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며, 이는 다시 노동시장 분단의 젠더화된 패턴을 강화한다.

인종·민족에 따른 노동시장 분단

인종과 민족에 따른 노동시장 분단 역시 지속되는 현상이다. 많은 국가에서 소수 인종·민족 집단은 노동시장에서 체계적인 불이익을 경험한다:

  1. 특정 부문 집중: 소수 인종·민족 집단이 특정 산업이나 직종에 과잉 대표되는 현상
  2.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 동일한 자격을 가진 주류 집단에 비해 불리한 처우
  3. 승진 기회의 제한: '유색인종 천장(ethnic ceiling)'으로 개념화되는 승진 장벽
  4. 이중 차별: 인종/민족과 젠더가 교차하는 집단(예: 유색인종 여성)이 경험하는 중첩된 불이익

이러한 분단은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적 차별, 교육 기회의 불평등, 사회적 네트워크의 차이, 그리고 때로는 명시적인 차별 관행에 의해 유지된다.

한국의 노동시장 분단 구조

한국의 노동시장 역시 뚜렷한 분단 구조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이중구조

한국 노동시장의 주요한 분단선 중 하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다:

  1. 임금 격차: 대기업 노동자의 임금이 중소기업 노동자보다 크게 높음
  2. 복리후생 격차: 대기업은 더 나은 복리후생과 근로조건을 제공
  3. 고용 안정성 차이: 대기업 일자리가 더 높은 고용 안정성 제공
  4. 노동조합 조직률 차이: 대기업은 노조 조직률이 높은 반면, 중소기업은 낮음

이러한 격차는 한국 경제의 재벌 중심 구조,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관계, 그리고 수출 대기업 위주의 경제 정책 등에 기인한다.

정규직-비정규직 분단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크게 확대된 정규직-비정규직 간 분단 역시 한국 노동시장의 주요 특징이다:

  1. 규모: 임금노동자의 약 1/3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음
  2. 처우 격차: 동일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
  3. 사회보험 적용 격차: 비정규직은 사회보험 적용률이 낮아 사회적 보호에서 배제됨
  4. 전환 가능성 제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율이 낮음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는 단순한 고용 형태의 다양화를 넘어, 노동시장 내 불평등과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직업별·산업별 분단

한국 노동시장은 직업과 산업에 따른 분단도 뚜렷하다:

  1. 공공-민간 부문 격차: 공공 부문 일자리가 제공하는 고용 안정성과 일-가정 양립 환경
  2. 제조업-서비스업 격차: 제조업과 저임금 서비스업 간의 근로조건 차이
  3. IT/플랫폼 산업의 새로운 분단: 정규직 개발자와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의 격차

이러한 다차원적 분단은 노동자들의 경험과 기회를 크게 차별화하며, 사회적 이동성을 제한하는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한다.

노동시장 분단 완화를 위한 정책적 접근

노동시장 분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몇 가지 주요 정책적 방향을 제시한다.

노동시장 규제 강화와 보호

분단된 노동시장에서 특히 취약한 부문의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

  1.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강화: 고용 형태와 무관하게 동일한 가치의 노동에 대해 동일한 보상
  2. 비정규직 사용 제한: 비정규직 고용에 대한 합리적 사유 요구 및 기간 제한
  3. 플랫폼 노동자 보호: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및 최소한의 사회적 보호 제공
  4. 노동권 확대: 단결권, 단체교섭권 등 기본적 노동권의 모든 노동자에게 확대

내부노동시장 개혁과 외부노동시장 개선

노동시장 분단 자체를 완화하기 위한 접근도 필요하다:

  1. 내부노동시장 개방성 증진: 공정한 채용과 승진 시스템, 다양성 증진 정책
  2. 외부노동시장 지원 강화: 직업 훈련, 고용 서비스, 노동시장 정보 제공 개선
  3. 노동시장 이행 지원: 실업 보험 강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통한 이행 위험 감소
  4. 차별 해소를 위한 적극적 조치: 성별, 인종, 연령 등에 따른 차별 해소를 위한 정책적 개입

구조적 접근: 경제 모델의 전환

노동시장 분단의 근본적 원인에 대응하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접근도 고려할 수 있다:

  1. 산업 정책 개혁: 대기업-중소기업 간 공정한 관계 형성 및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2. 기술 정책 재고: 노동 대체가 아닌 노동 보완적 기술 개발 촉진
  3. 돌봄 경제 강화: 돌봄 노동의 사회화 및 가치 인정을 통한 젠더화된 분단 완화
  4. 기업 지배구조 개혁: 노동자 참여 확대를 통한 기업 내 권력 균형 재조정

결론: 노동시장 분단이론의 의의와 한계

노동시장 분단이론은 노동시장 불평등의 구조적 측면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 이론은 단일하고 경쟁적인 노동시장이라는 신고전파의 가정에 도전하며, 불평등이 개인의 속성이나 선택보다 제도적, 구조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분단이론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현대 노동시장 분석에 계속해서 기여하고 있다:

  1. 불평등의 지속성 설명: 시장 경쟁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불평등의 지속성 이해
  2. 권력 관계의 중요성 강조: 노동시장이 단순한 경제적 교환이 아닌 권력 관계의 장임을 인식
  3. 정체성과 노동시장의 연결: 젠더, 인종, 연령 등의 정체성이 노동시장 경험에 미치는 영향 분석
  4. 제도적 개입의 근거 제공: 노동시장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적극적 정책 개입의 정당성 제공

그러나 노동시장 분단이론에도 한계가 있다. 이 이론은 종종 노동시장 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개인의 행위성(agency)을 과소평가하며, 분단을 고정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현대 노동시장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충분히 포착하기 위해서는 분단이론을 다른 이론적 관점들과 통합하고, 실증적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결국 노동시장 분단이론의 핵심 기여는 노동시장 불평등이 단순한 '시장 결과'가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제도적 과정의 산물임을 인식하게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가 불평등을 개인의 책임으로 환원하는 논리를 넘어서, 구조적 개입과 제도적 변화를 통해 노동시장을 보다 공정하고 포용적인 방향으로 재구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동시장 분단이론은 오늘날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분석 틀로서,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진단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설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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